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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애완동물 '타란튤라'

 

 최근 사회가 발달하면서 핵가족화가 되어 가고, 그에 따라 애완동물 사육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자녀들의 정서 교육으로 아주 그만인 애완동물. 필자도 초등학생 시절부터 애완동물을 기르는 취미를 가져왔고 그것을 통하여 생물학도의 꿈을 키워 왔다. 이번 기회를 통해 독거미 ‘타란툴라’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타란툴라’라고 하면 흔히, 털이 나있고 덩치가 커다라며 징그럽게 생긴 거미가 떠오른다. 물론 그 묘사가 틀린 말은 아니다. 다 큰 성체의 크기를 기준으로 최고 30cm 이상 크는 종류도 있을뿐더러, 거미답지 않게 털이 복슬복슬 하기 때문이다. ‘타란툴라’에 대한 어원은 1500년대 이탈리아의 남쪽 해안 도시에서 빈번히 관찰되는 Wolf Spider(학명:Lycos tarantula)를 후에 사람들이 Tarantola라고 부르게 됐는데, 이것이 현재 Tarantula(타란툴라)의 어원이 되었다고 한다.  타란툴라는 북미와 남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에 대략 900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란툴라를 사육하면서 볼 수 있는 묘미가 사냥과 탈피인데, 먹이는 보편적으로 귀뚜라미와 밀웜(Mealworm)이라고 하는 거저리의 유충을 급여하는데, 대형종 타란툴라 같은 경우 핑키라고 하여 먹이용으로 나온 쥐를 공급하기도 한다. 사냥할 때는 우리가 평소에 보는 거미들처럼 기하학적으로 거미줄을 치는 것이 아니라, 먹이가 지나가면 그 진동을 크게 만들기 위해 자신의 은신처 주변에 먹이 감지용으로 거미줄을 치고 먹이가 근처에 오면 재빠르게 덮치는데, 식각이라는 고유의 다리와 협각에 달린 독니를 이용하여 사냥감에게 독을 주입한 뒤, 소화액을 주입시켜 즙을 빨아 먹게 된다.

 이쯤에서 궁금즘이 하나 생길 것이다. 독을 주입하는데 그 독이 사람한테 해롭지는 않느냐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 물리는 사고가 있으면 않되겠지만,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타란툴라에게 물려 사망한 사람은 국내에 보고된 적이 없다. 독의 등급은 대략 4~5등급(말벌과 거의 비슷)인데, 간혹 3등급 이상의 맹독을 가진 타란툴라도 있지만 보통 달려들어서 물기보다는 털을 날린다거나 앞다리를 들어 위협을 먼저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짜고짜 물리는 일은 없다. 탈피 같은 경우 절지동물의 특성상 성장하면서 허물(껍질)을 벗는데, 타란툴라의 경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껍질을 벗으며 성장한다. 수명은 보통 5년에서 최대 20년까지 사는 장수종도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대상이 애완동물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왔을까? 타란툴라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개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대략 18~20년 전이다. 그 당시 애완동물 시장가를 평정하던 동물들은 개나 고양이 또는 열대어, 좀 희귀하다 싶으면 이구아나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던 중 야생의 채집 개체들(합법적 채집에 의해 잡힌 타란툴라들)이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 허가가 나기 시작했고, 국내에 첫 선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2000년도 들어서 브리더(Breeder)라고 일컫어지는 타란툴라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생기면서, 국내 개체들 간에 번식을 통해 2세, 나아가 3세, 4세까지 보게 되었고, 전량 수입을 통해 구입하지 않아도 그 수요를 채울 수 있었다. 대부분이 샾에서 개체 거래가 이루어지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동호인도 대략 2만명에 이를 정도로 많이 활성화되고 개인 간 거래도 성행하고 있는 추세이다.
 
 필자의 경우 중학교 재학 당시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키우고 있었는데, 우연한 계기를 통해 독거미 ‘타란툴라’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남들과는 차별화되고 독특한 애완동물인 타란툴라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고, 2011년 현재 5년째 브리더로 활동 중이다. 생물학도로서 관찰을 통해 어떤 생물을 보건 그 나름의 존재가치에 대해 되물음하게 된다. 하지만 빈번히 돌아오는 대답은 절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무가치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편견과 색안경을 끼고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번 계기를 통해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거미가 아닌 나름, 고유의 특성과 매력이 있다는 걸 조금이나마 알아주었으면 한다.





<원본 출처 : http://www.dj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253 >